Pinkstone.

iPad와 재매개의 논리를 연결시킨 아이디어 잘 읽었습니다. iPad를 재매개의 관점에서 다시 조명해본다면 확실히 새로운 관점으로 이 ‘뉴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리해 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조금 다릅니다. 물론 “Touchable Media이용 환경 하에서는 기존의 PC 환경에서 제공한 하이퍼매개가 아닌비매개 형식으로 콘텐츠 뿐만 아니라 웹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 되겠”다고 말한 부분을 수긍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렇게 결론짓기엔 조금 더 확장시켜 생각해 볼 거리가 있을꺼 같아서요. 그래서 저멀리 꽂아뒀던 재매개책을 다시 꺼내 보며 부족하게나마 제 나름대로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재매개의 저자 볼터와 그루신은 이론적 논의에 앞서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는 비매개와 하이퍼매개 사이를, 즉 투명성과 불투명성 사이를 진동한다”구요. 그래서 이러한 진동이야 말로 한 미디어가 선행 미디어들이나 다른 동시대적 미디어들을 어떻게 개조하는지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제가 봤을때 iPad는 투명성, 즉 비매개성을 극대화 시킨 새로운 미디어임에는 틀림 없으나, 역시 동시에 하이퍼매개 사이를 진동하고 있는 매체인 것 같습니다. iPad를 이용하면 물론 사람들이 매체 자체를 잊고 ‘몰입적immersive’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가능해 집니다. 이것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자의적arbitrary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natural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어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interfaceless)를 가능하게 하지요. 따라서 이용자들은 더이상 미디어를 대하지 않고 대신 미디어의 내용과 즉각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고 볼 수 있고, 이것이 진홍오빠의 의견과 일치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iPad에서 ‘미디어 자체에 대한 매혹’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하이퍼매개의 특성은 찾아볼 수 없을까요? 보통 상호작용적 응용체계는 ‘하이퍼미디어’라는 항목에 묶이는데, 하이퍼 미디어의 특성은 ‘다중적 미디어’와 ‘무차별적 접근’의 결합이라고 하지요. 이는 iPad도 당연히 가지고 있는 특성이구요. 

게다가 iPad는 이용자가 그 미디어를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하게 하고, 그런 인정 속에서 즐거움을 얻도록 하는 하이퍼매개적 특성을 동시에 노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패드라는 매체(미디어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요) 그 자체가 가지는 물리적 특성(외형, 인터페이스 등)을 사용자도 인지하면서 - 혹은 인지하기 때문에, 동시에 이러한 기기가 재현해내는 비매개적 특성에 이용자들이 더욱 열광하는것이 아닌가 하는거죠. 우리 사용자들이 사실 몰입감이 높다고 해서 그 미디어 자체를 완전히 잊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을테니까요 ^^; 

그러면 iPad를 재매개 측면에서는 살펴볼 수 없을까요? 재매개의 개념을 간단히 다시 리뷰하자면 재매개는, 한 미디어가 갖고 있는 속성(이야기 내용)을 취해 그것을 다른 미디어에서 재사용 하는 ‘재목적화’개념과 얼핏 유사하지만 확연히 다른 특징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메시지가 재정의 되기는 하지만 미디어간의 의식적인 상호작용은 이루어지지 않을수도 있는 재목적화와는 달리, 재매개는 하나의 미디어가 그 자체로 다른 미디어 속에서 융합되거나 표상되어 미디어간의 의식적 상호작용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는 것이죠.

이러한 재매개관점을 이용해 iPad를 이야기 한다면 iPad는 기존 미디어 - 인쇄매체, 영상매체, 사진 등 - 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에 따라 다중성이나 하이퍼매개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미디어를 완전히 개조refashion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볼터와 그루신에 따르면 이러한 공격적인 재매개 유형은 원천source미디어와 대상target미디어 모두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하니 iPad도.. 확실히 여기에 적용되는 케이스가 될 것 같네요. 

여기까지가 제가 정리한 재매개 이론과 iPad에 관한 내용 입니다. 메일로 생각하는 바를 모두 전달하려다 보니 쓸데없이 조금 길어진것 같아 죄송하구요. 모쪼록 한문장이라도 이론적 배경삼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박효주드림. 


* iPad를 맥루한의 핫미디어와 쿨미디어 입장에서 정리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 있는 주제이긴 하나, 워낙 맥루한의 이론이 난해한지라 감히.. 엄두가 안나네요. 제가 조금 더 실력을 키우고 한번 도전해보도록 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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