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stone.

이 책을 다 읽고 길을 걸으면서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간은(혹은 나는?) 다른사람의 생각을 모든 형태로 소비하고 또 자신의 이성 - 혹은 감성도 - 의 결과물을 표현하는 창조성 짙은 일을 하는, 별다르지 않은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건 아닐까 하는. 이러한 정의의 일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이란 어떤게 있을까. 문득 궁금. 

나는 이책을 대전에서 부산으로 오는 KTX안에서 처음 펼쳐들고서는 부산에 도착해서 지하철안에서 30분.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마지막 두페이지를 읽고 책장을 덮기까지 딱 2시간 30분을 소요해 다 읽어버렸다. 최근 태백산맥을 4권까지 읽어가며 꽤 힘들여가던 중이라 이런식의 짧은 책 소비는 심지어 날 당황하게 했다. 

음울한 로맨티시즘. 

마지막까지 결코 드러내지 않을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뜬구름 잡듯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책을 다 덮고나서는 결국 그 소재따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버리는. 엄연한 현실속에 존재하지만 자신들이 만든 그 초현실적인 아우라에 깊이 발을 밀어놓곤 그 음울함에 실컷 젖어 있는 그들. 아 인간은 얼마나 위태로운 존재일까. 안정을 가장 바라는듯 하면서도 음울함과 비애가 주는 그 보랏빛 매혹은 결코 거부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어가는 그 연약함. 

무엇보다 나역시 언제나 늘 그런 ‘2Q10’같은 세계를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씁쓸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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